전쟁의 비극을 담은 영화로 지금도 전쟁도 계속되고 있다.
모든 전쟁이 비극적이고 처참하겠지만 이 영화는 전쟁의 참혹함을 전쟁 이후의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
소피의 회상을 통해 전쟁 속의 상황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끔찍 하거나 참혹한 장면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남긴 상처가 시간이 지난 후에도 전쟁에서 살아남은 자들에게
얼마나 끔찍한 상처인지를 소피라는 한 여인의 통해서 보여준다...
전쟁의 포화를 뚫고 나온 한 여인의 삶은 너무나 처참하고 비극적이여서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개인의 이해와 용서만으로 감당하기 힘든 전쟁이 남긴 상처에 괴로워하는 인간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담긴
영화를 더욱 빛내주는 건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이다..
소피는 2차 대전 때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살아남은 여성이다...
한 번 들어가면 죽어서 아니고는 다시 나오기 힘들다는 그곳에서 살아난 그녀는
미국으로 건너와 정착하고, 네이던이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사는 집 아래층에 남부출신의 스팅고라는 작가 지망생이 이사를 오게 되고,
이들 셋은 '친구'라는 이름으로 우정을 쌓아간다...
영화는 나치시대의 잔혹성을 그 시대를 살아간 한 여성의 삶에 초첨을 두고 있지만...
소피는 왜 아우슈비츠까지 끌려갔으며,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갔으며,
왜 자살을 하려했으며, 그녀는 그 시대를 살아가며 어떠한 힘겨운 선택들을 해야했는지.
반 유태사상을 내세우던 아버지 마저 독일군에게 끌려가 사형을 당하던 시대를 살아간 여성으로
자신의 사상이 그들과 맞고 맞지 않는게 중요하지 않던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녀의 처절한 몸부림은 그녀가 네이던과 스팅고에게 아버지는의 사상과 자신이 삶에 대해 진실은 덮은 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 하기에 충분했다...
영화 속에서 소피는 여러 번의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두 아이 중 하나는 죽이고 하나는 살려야 하는 그렇지 않으면 둘 다 죽게 되는 잔혹한 선택을 해야했던
아우슈비츠에서부터 그녀가 삶의 마침표를 찍게되는 그 순간까지...
옳은 선택도 그릇 선택도 없다...
소피는 끌려가는 두 아이 중 누구를 선택했다 하더라도 아니 둘 다 선택 하지 않았더라도
그 선택을 돌이키며 눈물을 흘렸을 것이고 결국에는 그것이 죽음으로 향하는 길 이었을 것이다...
마지막엔 스팅고가 아닌 네이던을 따라가는 선택을 하는 그녀...
이제는 중년이 아닌 노년이 되어버린 메릴 스트립의 젊은 시절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유럽 억양의 영어구사는 물론이고 독일어 폴란드어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던
메릴스트립의 연기는 그녀의 연기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소피는 충분히 매력적인 여성이다...
소피라는 인물은 배우라면 충분히 욕심을 낼만한 매력있는 역할 이었고,
메릴 스트립은 그 매력있는 역을 자신의 것으로 보여 주었고 소피를 통해 전쟁의 아픔을 잘 표현 하였다...
영화는 2차대전의 아픔과 비극을 담은 영화로 전쟁이나 학살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소피 개인의 독백과 그녀의 삶을 통해서 드러내고 있다...
막대한 돈을 써가며 사람이 죽고 죽이는 잔혹을 보여주는 것이 전쟁 영화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이 영화 말해주고 있는게 좋았고 네이던의 광적인 모습 또한 전쟁의 잔상 아닌가 싶었다..
인종 차별이 당연한 것 처럼 여겨지던 시대를 유태인으로 살아갔던 네이던...
전쟁은 그의 천재성을 정신분열로 그리고 죽음으로 내몰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런닝타임은 길었다...
소피, 네이던, 스팅고 세 사람의 사랑과 우정, 소피의 삶..등을 알차게 잘 엮어 놓았고
미국에서의 삶과 소피의 2차대전 중의 삶,
두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이렇게 아날로그 느낌의 영화를 보는게 나는 참 좋다...
다소 광적인 네이던에 지쳐있던 소피에게 작가 지망생 스팅고는 청혼을 한다.
하지만 소피는 네이던에게 돌아간다.
그녀의 선택은 스팅고와 시골에서의 안정된 삶이 아닌 네이던과 한침대에서 생의 마침표를 찍는데...
어쩌면 그것은 더이상 두 아이 중 한명을 죽여야 하는 것과 같은
힘겨운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한 그녀의 마지막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다...